
의성군 주민들이 국토교통부와 대구시의 일방적인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파행을 겪었다.
의성군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를 비롯한 지역 내 40여개 사회단체와 600여명의 주민들은 24일 비안만세센터에서 민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 앞서 집회를 열고 국토부와 대구시를 규탄했다.
이날 주민들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국토부와 대구사 측의 행태를 비판하며, '공동합의문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대구시의 ‘플랜B’ 등과 같은 극단적인 발언을 일삼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면서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는 국토부를 비난했다.
박정대 위원장은 "대구시가 신공항 내 각종 시설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알짜배기는 다 군위로 가져가는 형평성을 잃은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을 겨냥해 "공동합의문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홍 시장이 언급한 '플랜B'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 건설 일정 차질의 원인은 대구시의 책임"이라며 "홍 시장이 의성군을 향해 '떼법'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흥곤 의성군 이장연합회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이 마치 법 위에 군림하는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본인의 말이 곧 '법'이자 '정의'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현재 화물터미널 관련해 빚어진 갈등에 대해 의성군민이 떼를 쓰고 억지를 부리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재완 비안면신공항지원대책위원장은 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신공항을 현재의 대구공항과 똑같은 판박이 공항으로 만들려는 것과 다름없기에 홍 시장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한 경제물류공항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여기에 장단 맞춰 춤추는 꼴"이라며, "과연 지방공항 활성화에 대한 생각은 있는지, 동네공항으로 전락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신원호 의성군 노인회장은 신공항 건설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계 기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중요한 사업을 두고 국토부와 대구시가 제대로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양 기관은 의성군민들의 정당하고 당연한 요구를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신공항 건설에 책임감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이후 진행된 국토부 주관 설명회 역시 파행을 겪었다.
주민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의성군 화물터미널 배치가 빠져 있다"고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토부 측은 "화물터미널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800여명의 의성군민이 국토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공항 제대로 건설 △공동합의문 이행 △의성 화물터미널 반영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사안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미래 발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