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투자 계획 철회가 포항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일,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합작을 통해 추진하려 했던 1조2천억 원 규모의 포항 전구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포항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2단지의 구상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포항시는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2단지를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그룹이 주도하는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려 했으나, 이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5월 경북도,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7년까지 블루밸리 국가산단 26만7천702㎡ 부지에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전기차 시장의 침체기인 '캐즘(Chasm)' 현상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투자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의 파장은 단순히 블루밸리국가산단 전구체 공장 예정 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블루밸리 2단계 산업용지 총 67만8천평 중 포스코퓨처엠 관련 부지는 37만1천평으로 54.71%에 달한다.
여기에는 전구체, 음극재 공장 예정 부지 14만1천평과 앵커기업 입주 예정 부지 23만평이 포함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투자 철회가 아니라 블루밸리 2단계 산업용지의 분양판도를 흔든 것이며 나아가 포항시 100년 경제지도를 흔드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포항시가 구상한 남북구 균형발전 전략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포항시는 포항북구는 영일만일반산업단지를, 남구는 블루밸리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 했으나, 이 계획 역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포항 지역사회는 "상생을 강조하던 포스코가 도리어 칼을 내밀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포항시는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포스코 장인화 회장의 '철강 중심 경영' 선언과 연관 지어 이번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
포스코가 이차전지 사업에서 철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